자본주의 (資本主義) [자본주의]  

생산 수단을 자본으로서 소유한 자본가가 이윤 획득을 위하여 생산 활동을 하도록 보장하는 사회 경제 체제. 

 

네이버 사전을 찾아보면 가장 위쪽에 뜨는 '자본주의'에 대한 정의입니다.

자본주의는 제 방식으로 풀어 설명하자면, '자본', 즉, '돈'의 축적을 허락하는 사회입니다.

그 액수에 상관없이 말이죠.

 

자본주의=돈의 축적량=권력

 

이렇게도 연결됩니다. 인정하기 싫어도, 실제 자본주의 사회는 이렇게 정의된다고 생각합니다.

권력을 갖기 위해선, 막대한 양의 부의 축적이 필요하고,

반대로 막대한 양의 부를 축적하고 나면, 힘과 권력이 생기죠.

 

오늘 제가 끄적끄적 나누고픈 얘기의 주인공은 '자본주의'와 '뷔페'입니다.

자본주의 사회는 부의 축적이 인정되고, 

축적되는 부의 양이 늘어갈수록, 더욱더 많은 부를 끌어들일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The more money you have, the more money you can make."

마치 크기가 커지는 '자석'과 같다고 생각하면 될 듯싶네요.

손톱만 한 자석이 손바닥만 해지면, 끌어들일 수 있는 철가루의 양도 그에 비례해서 많아지고,

심지어는 자동차 정도도 거뜬히 들어버리는 대형 자석도 있습니다.

 

부를 가지고 있는 않는 서민들이 작은 쇳조각이라도 주어서 팔려고 하루 종일

발품을 팔며, 고개를 숙여 이곳, 저곳을 두리번거릴 때,

부를 축적한 이들은 자석으로 그 모든 쇳덩이, 쇳가루까지 끌어가 버립니다.

 

즉, 이 세상은 불공평합니다.

부(자석)을 가진 이와, 그렇지 못한 이들은 태생적으로도, 그리고

시스템적으로도 결코 같은 선(level)상에 놓일 수 없습니다.

 

자, 그렇다면 오늘의 주인공인 '뷔페'이야기로 들어가 보죠.

 

위에서 길게 언급해 듯이, 이 세상,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해, '자본주의'세상은

결코 공평하지 않습니다.

있는 이는 더욱더 많은 부와 풍요로움을 누리고, 없는 이들은 더욱더 가난이라는

늪으로 빠져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죠.

 

그런데 전 이 자본주의의 불공평함을 뷔페에 갈 때마다 느낍니다.

이 세상은 결코 공평하지 않다!라는 것을 극단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뷔페 음식점입니다.

전 서민입니다.

그래도 서민 역시 2만 원 남짓한 뷔페 음식점은 가끔 방문할 수 있죠.

보기만 해도, 뭐부터 먹어야 할지 고민되기 시작하는 뷔페 음식점에서 눈보다 새하얀 접시 위에

형용색색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음식들을 담아, 자리에 앉습니다.

그리고 감탄사를 연발하며, 음식을 흡입하기 시작하죠.

그런데 그럴 때마다, 어떤 장면이 떠오르며, 전 이런 생각이 듭니다.

"역시 이 세상은 공평하지 않아."

 

그 장면이 어떤 장면이냐고요?

여러분도 가끔 봤을 겁니다.

아프리카에서 먹을 물도 없어서, 수 십 미터 바닥을 파고 들어가 겨우 퍼 올린 흙탕물.

혹은 십수 키로를 걸어가서 겨우 얻어온 흙탕물.

너무나도 목이 마른 나머지, 우리라면 세탁물로도 사용 못할, 겨우 텃밭에 주는 용도로

사용할 법한, 그 흙색의 누런 물을 벌컥벌컥 들이켜는 아이들.

그리고 당연히 병에 걸려 죽음과 삶의 문턱에서 힘겨워하는 이들.

 

그런 세상 저 편의 흙탕물을 마시는 삶은 뒤로 하고, 우리는 에어컨이 있어 시원한, 

아니, 시원하다 못해 춥기까지 한 식당에서, 접시 위에 음식의 산(山)을 쌓아

쉴 새 없는 잡담과 더불어 호화찬란한 음식의 향연을 즐깁니다.

 

그리고 그 '음식의 더미'의 절반을 그냥 접시 위에 버려둔 채, 다시 새로운 음식의 

산을 찾아 탐험가의 마음으로 새로운 접시를 집어 듭니다.

 

역시 세상은 공평하지 않습니다.

음식이 없어 죽어가는 이들.

마실 물이 없어 죽어가는 이들.

"This world is not fair.

There are some dying without any water to drink,

there are some dying without any food to eat."

While there are others who leave the food they were eating on their plate

as they look for something they haven't have yet.

 

그런데, 자본주의의 풍요로움의 비로 자라온 우리는

배가 불러서, 음식을 버리고,

누군가에게는 마실 물로, 발가락 사이의 먼지를 닦아냅니다.

 

우린 무얼 할 수 있을까요?

어차피 인생은 불공평한테 어쩌란 말이야??라고 말하며,

계속해서 그 넘치고 넘치는 풍요로움을 즐기면 될까요?

 

뷔페식당에 가면 그래서 전 이렇게 다짐합니다.

"그래, 이런 뷔페 음식점에 올 수 있다는 건 행운이야.

이것까진 미안해하지 말자. 하지만, 적어도 그 풍요로움을 낭비하진 말자."라고요.

 

이미 먹어봤거나, 확실히 먹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드는 음식을 결코 남기지 않을

양으로 담아옵니다. 그리고 결코 남기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물론, 음식 조리 상태가 이상하거나, 기타 먹을 수 없는 이유가 있으면

조금 남길 때도 있지만, 거의 빈 접시로 남깁니다.

 

그게 제가 이 풍요로움으로 포장된, 불공평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구 저 편에서 먹을거리가 없어, 죽어가고 있는 같은 종족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며..

 

영화 '부당 거래'에서 나온, 제가 무척이나 자주 애용하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은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

"continued hospitality can be mistaken for a given right"

"You can do 99 things for someone and  all they will remember is the one thing you didn't do."

 

그렇지 않나요?

자본주의의 풍요로움이 계속되니, 그게 우리가 누릴 수 있는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지 않나요?

위험한 생각입니다.

이 세상에 당연한 건 없습니다.

"You must not take anything for granted."

사람의 호의건, 돈만 주면 먹을 수 있는 음식이건, 이 세상에 당연한 건 없습니다.

 

주어진 호의에, 음식에 감사하며 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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